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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둥지를 박차고 날아간, 나금동 기자의 세저리 리포트
- 석쌤 + 나금동
- 조회 : 1437
- 등록일 : 2024-06-13
세저리는 지금까지 예비언론인 교육기관으로만 알려져 왔죠.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랍니다. 이미 언론사에 입사해서 기자로 일하고 있던 사람들 가운데도 세저리를 거쳐가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죠. 지난번에 제주MBC 기자를 하다 세저리로 와서 공부를 마친 뒤 저널리즘 전문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박성동 기자 소식을 전해드린 적이 있죠. 여러 가지 이유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다양한 경력을 가진 기자들이 세저리에서 예비 언론인들과 함께 공부를 합니다. 기자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 예비 언론인들과 같이 공부를 하는 게 도대체 무슨 도움이 되길래 이들이 세저리에 왔던 걸까요?
지금까지 세저리는 현업 경력이 있다고 해서 특별히 다른 커리큘럼을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다시 말해 현업 경력이 있더라도 기본으로 돌아가 글쓰기부터 취재의 기본, 언론윤리 등의 기본 원칙을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거죠. 똑같은 걸 과목을 들으면 실제로 배우는 것도 똑같을까요? 그게 그렇지가 않아요. 사람들은 공부를 할 때 자기의 기존 경험과 고민 등에 따라 모두 배우는 게 다릅니다. 현직 경력이 있는 사람들도 순수한 예비언론인과 같은 수업을 듣지만 자신들이 현장에서 경험했던 만큼 더 깊은 공부를 하게 되는 거죠. 특히 매일 마감시간에 쫓기며 일만 하다가, 여기서는 수업을 들으면서 평소 써보지 못했던 깊이 있는 기획 기사를 쓰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되죠. 특히 나이 차이가 나는 예비 언론인들의 열정적인 모습에 자극도 받고요.
이번에 JTV 전주방송에서 약 5년 가까이 기자 생활을 하다 잠시 언론 현장을 떠났던 나금동 기자가 세저리를 거쳐 경력기자로 다시 출발을 했습니다. 비록 재학 기간은 짧았지만 기자 생활의 감각을 되살리는 데는 충분한 기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당사자가 정말 취재와 수업에 열정적으로 뛰어들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죠. 마약 문제를 다룬 기사는, 그야말로 맨땅에서 시작해 수시로 마음을 바꾸는 취재원을 열정적으로 설득해서 만들어낸 수작이었습니다. 언론계 선배로서, 그리고 지금은 대학원 지도교수로서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건 뿌듯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이제 막 춘천MBC에 출근한 나금동 씨가, 세저리에서의 짧은 경험을 바탕으로 아주 요모조모 꼼꼼한 분석 보고서를 써서 보냈습니다. 내용을 보니, 세저리에 남아 있는 동기를 비롯한 동료들은 물론 세저리에서 무슨 공부를 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한 글이네요. 아마도 자신이 세저리 입학을 고민했을 때를 떠올리며 쓴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기자가 될 생각을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글이기도 합니다.
다소 길지만, 정말 생생한 정보가 많이 있습니다. 통상 세저리 이야기에 실리는 언론사 입사 후기와는 다른 분위기의 글인데, 읽어보면 분명히 도움이 될 겁니다.
※ 대문 사진은, 입학 동기들과의 환송 파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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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학생 여러분 안녕하세요. 17기 나금동입니다. 아시다시피 제가 이번에 춘천MBC 경력기자로 입사했는데요, 이래저래 만감이 교차합니다.
지난 10일(월)에 입사해서, 12일까지 사흘간 각 부서를 돌며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오늘(13일) 드디어 보도국에서의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입사 일자가 촉박해 여러분께 마지막 인사도 잘하지 못하고 와서 잠시 짬을 내어 이렇게 세저리 이야기를 적습니다.
나금동 기자가 이미 출근해 일하고 있는 춘천 MBC 보도국. 책상 위에는 전에 일했던 JTV 선배 기자가 보내준 축하 난이 놓여 있다. 전 직장 선배가 후배의 새 출발을 축하하는 훈훈한 모습.^^
저는 지역민방에서 약 5년의 방송기자 경력이 있고, 2년 정도 다른 일을 하며 생긴 공백기가 있었어요. 다시 현직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공백 문제가 해결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어서, 고민 끝에 생각한 게 세저리였습니다. 아주 예전에 세저리 캠프도 참가한 적이 있어서 세저리에 대해서 알고 있었거든요. 아는 기자들 중에도 일부 세저리 출신들이 있었고요.
일단 저는 액면가(?)와 다르게 상당히 나이가 있는데요, 여기 재학하는 분들과 대부분 10년 이상의 나이가 차이가 났어요. 게다가 저는 경력직 지원자이고, 이곳에서 공부하는 다른 분들은 거의 모두 신입 지원자들이다 보니, ‘이 나이에 이 학교에 입학하는 게 잘하는 선택일까’하는 망설임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입학 담당이신 안수찬 교수님과 전화로 상의를 한 뒤에 세저리행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심석태 교수님의 조언도 입학을 최종 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의 저널리즘에 대한 열정, 그리고 이를 뒷받침해주실 수 있는 든든한 교수님들과 커리큘럼이라면 분명히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단 지난 한 학기를 돌아보면요, 세저리 입학은 저에게 단연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힘들었지만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이 학교에서 아주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중계소가 있는 대룡산에서 내려다본 춘천시내. by 나금동.
먼저, 수업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좀 해보겠습니다. 제가 들은 수업들은 취재보도론, 경제사회쟁점토론, 저널리즘글쓰기, 데이터 저널리즘입니다. 각 수업을 통해서 배운 것들을 먼저 적어보고자 해요.
먼저 안수찬 교수님의 취재보도론 수업은 제가 현직에 있을 때 목말랐던 ‘진짜 저널리즘’에 대한 갈망을 채워주셨습니다. 안 교수님은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저널리즘이 무엇인지, 그 기초와 방향성을 아주 꼼꼼하고 진정성 있게 알려주십니다. 스트레이트, 피처, 르포, 기획기사 주제를 직접 발제해 보고 교수님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실제 기사로 쓰는 작업을 거치게 됩니다.
일단 세저리에 들어오면 모두가 단비뉴스의 기자/PD로 활동하게 되는데요, 이때 단비뉴스 기자활동과 취재보도론 수업이 연동되곤 합니다. 안 교수님은 세저리 생활이라는 제한된 시간 동안 ‘자신이 정말 쓰고 싶은 기사, 어떤 장애물도 뛰어넘을 수 있을 만큼 마음이 동하는 기사’를 써보라고 격려하시는데요, 저에게는 이 조언이 정말 와닿았습니다. 현직에 있으면 한정된 시간과 에너지 때문에 정작 정말 쓰고 싶은 기사를 쓰지 못하는 때가 많아서 늘 ‘진짜 저널리즘’이 목말랐었거든요.
저는 그래서 이번 학기 평소에 꼭 쓰고 싶었던 마약 보도에만 집중했습니다. 저는 평소 기자는 사회의 의사라고 생각해 왔답니다. 그래서 요즘 우리 사회의 큰 병폐인 마약중독의 문제점을 드러내고, 이를 치료할 수 있는 나름의 솔루션을 저의 기사를 통해 제시하고 싶었습니다.
안 교수님의 저널리즘 글쓰기 수업도 압권입니다. 언론사 입사를 대비하기 위한 작문과 논술을 배우는 시간인데요, 신입 기자든, 경력 기자든 세저리에 왔으면 꼭 들어야 하는 최고의 강의 중 하나입니다. 안 교수님은 한겨레문화센터에서 언론사 입사 준비생들을 대상으로 글쓰기 강의도 하셨는데요, 글쓰기 스킬이 아닌, 진짜 글쟁이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십니다. 안 교수님은 저널리스트는 타자에 ‘감응’하는 사람이며, 세상과 사람을 잘 ‘관찰’해야 한다는 걸 늘 강조하십니다. 좋은 저널리스트가 되기 위한 기본 자질을 배울 수 있는 수업니다. 여러분, 글쓰기로 유명한 안 교수님께 글을 배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절대 놓치시면 안 됩니다.
알파고와 같은(이른바 ‘제파고’) 제정임 교수님의 경제사회쟁점토론도 정말 좋았습니다. 수업을 통해 인공지능, 기후변화, 경제 불평등, 남북관계 등 언론사 입사를 위해 필수적인 지식들을 생생하게 배울 수 있습니다. 언론사 입사 준비뿐만 아니라 지식인으로서 필수 교양을 기르기에 최적화된 수업입니다. 일방적인 강의가 아닌, 발표와 토론식 수업이어서 공부한 지식을 자신의 언어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언론인이 되었을 때 어떤 의제에 초점을 맞춰 보도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수업입니다.
이상준 교수님의 데이터 저널리즘 수업도 너무 좋았는데요, 이번 학기 처음 개설된 과목이었습니다. 일단, 언론인들이 데이터를 다룰 줄 알면 다양하고 차별성있는 보도를 해볼 수 있다는 건 다들 아시죠. 이상준 교수님께서 학생들의 수준에 맞추어 구글 스프레드 시트 사용법, 통계 분석을 돕는 프로그램인 ‘자모비’ 사용법, 데이터 분석과 시각화가 가능한 프로그램인 ‘오렌지’ 사용법, R 프로그래밍 기초 등을 가르쳐 주십니다. 생소한 이름에 겁먹지 마세요. 교수님께서 아주 친절하고 쉽게 설명해 주시고, 과제 난이도 자체도 높지 않기 때문에 쉽게 접근하실 수 있습니다.
이외에 매주 목요일 인문사회교양특강 시간에 각계 각층의 저명한 연사들이 직접 와서, 그 어디서도 듣기 힘든 양질의 특강을 해주십니다. 저는 방송 경력이 있어서 듣지 않았지만 심석태 교수님의 방송취재보도론 수업은 방송기자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필수과목입니다. 그외에 KBS PD 출신이신 박정용 교수님의 수업, MBC PD 출신 김민식 교수님의 수업도 PD를 지망하는 학생들에게 필수입니다. 네, 이곳 세저리에서는 개설된 모든 과목에 대해 언론계 최고의 선생님들께서 최고의 교육을 해주십니다.
세저리 하면 각 부서 활동도 빠뜨릴 수 없는데요, 여러분은 단비뉴스에서 기자, PD로 활동하게 됩니다. 이때 여러분은 지역사회부, 청년부, 환경부 가운데 한 곳에 속하게 되는데요, 지역사회부는 심석태 교수님, 청년부는 안수찬 교수님, 환경부는 제정임 교수님이 담당하십니다. 저는 SBS 공채1기 출신의 심석태 교수님이 지도하시는 지역사회부에서 활동했습니다. 각 부서는 매주 단비뉴스에 보도할 아이템을 발제, 논의하는 부서 회의를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현직에 있는 기자들처럼,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기사를 쓰는 감각을 익힐 수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에는 세저리 재학생 전체가 모이는 단비뉴스 편집회의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 친절한 카리스마를 지닌 심석태 교수님께서 경력기자인 저의 수준과 상황에 맞게 잘 이끌어주셨습니다. 심 교수님께서는 부서원들에 대해, 각자의 속도와 특성을 존중하며 지도해주십니다. 또 심 교수님은 저의 지도교수님이시기도 해서 진로상담도 현실적으로 잘 해주셨습니다. 결론적으로 심 교수님은 저의 지도교수님이자 기자 선배로서 세저리 생활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셨습니다.
춘천MBC 보도국 창문 밖으로 보이는 의암호. 여러분, 춘천으로 취재를 갈 일이 있으면 꼭 연락해서 여기 구경도 하고 커피도 한 잔 하고 오세요.
지도교수님 외에 다른 교수님들도 모두 큰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먼저 늘 따뜻하셨던 제정임 교수님 감사합니다. 저는 제 교수님과의 면담에서 큰 힘을 얻곤 했습니다. 또한 MBC PD출신으로 유머감각과 센스, 긍정에너지가 넘치시는 김민식 교수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번 학기 힘들 때 교수님께 상의드리면서 말로는 다할 수 없는 큰 격려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저널리즘이 무엇인지, 진짜 글쓰기가 무엇인지 알려주신 안수찬 교수님. 정말 감사합니다. 교수님의 가르침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따로 수업을 듣지는 못했지만, 문화관 앞에서 언론인 선배로서 다양한 이야기를 해주신 박정용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데이터 저널리즘을 친절하고 재미있게 가르쳐주신 이상준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저는 실무면접 전에 심석태 교수님과 김민식 교수님께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모든 교수님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다시 기사 이야기로 돌아와서요, 결론적으로 이번 학기에 저는 정말 하고 싶던 마약 보도에 올인해서, 약 석 달 동안 네 편의 마약 기획기사를 썼습니다. 저는 이 기사를 쓰기 위해 두 달 넘게 마약 중독자들이 모이는 자조모임을 참관했고, 수십 명의 마약 중독자들을 만났습니다. 쉽지 않은 취재였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삶을 처절하게 망가뜨리는 마약의 심각성을 알리고, 거기서 벗어나고자 하지만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3, 4편을 출고할 즈음엔 입사 준비 시기와 겹쳐서 정말 너무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했습니다.
감히 말하건대, 마약과 관련한 어느 보도를 찾아보셔도 제가 쓴 것 같은 생생한 심층기사는 찾아보시기 어려울 겁니다. 그만큼 시간과 정성을 쏟았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물이었습니다. 현직에 가면 시간과 사건에 쫓기기 때문에 저렇게 한 아이템을 가지고 온 힘을 쏟는 보도는 어렵거든요. 저는 이 기사를 통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마약 중독자들에 대한 치료와 재활이라는 점, 그리고 그 핵심에 마약 중독자들의 자조모임인 NA가 있다는 것, NA가 확산돼야 한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싶었습니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 같아 감사하고 기쁩니다. 다음의 기사들이 그 결과물입니다.
1. 17세에 시작한 대마초…잃어버린 8년
https://www.danbi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6714
2. 마약 중개인에서 회복 강사로 발돋움하는 남자
https://www.danbi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6793
3. 숫자는 느는데…음지로 숨는 여성 마약 중독자들
https://www.danbi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6812
4. “마약, 끊고 싶으면 자조모임으로 오세요”
https://www.danbi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6837
마지막으로 저는 저의 동기였던 17기들과 특히 많은 추억을 쌓았습니다. 서로를 가장 잘 알고 먼저 친해지는 건 아무래도 같은 수업을 듣게 되는 동기들일 수밖에 없죠. 다들 저널리즘에 진심인 친구들이어서 함께 아이템도 고민하고, 학교생활에 대한 어려움도 나누고, 신나게 놀기도 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세저리 삶 자체가 녹록지 않기에, 물론 각자의 일상은 치열했답니다. 같은 목표를 향해 가는 사람들이 모여 있기에 더욱 끈끈할 수밖에 없던 것 같습니다. 17기 외 다른 기수들과도 일부 수업과 부서 활동 등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며 좋은 자극들을 주고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 그리고 기숙사와 밥이 무료인 건 다들 아시죠? 밥도 정말 맛있고, 기숙사도 쾌적합니다. 공부와 기사 쓰는 게 힘들기 때문에 기숙사에서 중간에 쉬고, 잠도 잘 수 있는 세저리 환경이 저는 너무 좋았습니다. 공부에 몰입하기에 최적의 환경입니다.
하고 싶은 말이 더 많은데, 오리엔테이션에, 적응에, 당장 실전 투입에 정신이 없어서 이쯤에서 줄여야 할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세저리 입학을 망설이는 ‘진짜 저널리즘’에 대한 열정이 있는 분들은 반드시 세저리에 지원하십시오. 그 열정을 어떻게 실제적인 결과물로 만들 수 있는지 가장 확실한 길잡이가 되어주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명실상부 최고의 저널리즘대학원입니다. 서른 중반이 넘은 저도 들어와서 이렇게 열공했는데, 저보단 팔팔하실(?) 여러분은 더 잘하실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리고 다음 학기에 경력기자 과정도 개설된다고 하니, 현직에 계신 분들은 학업과 일을 더 잘 병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세저리에 계신 분들께 이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현직 기자로 활동해 본, 그리고 긴 공백기를 지나 다시 현직으로 돌아온 제가 선배로서 단언하건대, 여러분이 다니는 학교는 최고의 저널리즘대학원이니 자부심을 가지십시오. 무엇보다 여러분이 만나는 교수진은 두말할 나위 없는 최고의 언론인 선배들이자, 교육자들이십니다. 그분들을 존경하면서 배울 것을 빠르게 배워서 내 것으로 만드십시오.
여러분. 세저리에서의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마시고, 정말 귀하게 여기면서 최선을 다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힘에 겨울 때까지 열심히 해보세요. 특히 좋은 기사를 열심히 쓰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이 학업을 하고 기사를 쓰는 그 모습은 현직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것입니다. 여러분, 프로가 되세요. 프로는 프로를 알아봅니다. (심석태 교수님의 단비뉴스 카페 아이디가 ‘심프로’잖아요?ㅎㅎ)
또한 혹여 자신의 시간(합격)이 아직 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자신을 믿고 밀어붙이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은 분명히 훌륭한 기자와 PD가 될 분들입니다. 세저리 생활을 통해 이미 앞서나가고 계시니, 조금만 참고 견디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시간은 분명히 옵니다.
무엇보다 여러분. 스스로를 의심하지 마세요.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자신을 믿지 못하면, 아무도 여러분을 믿어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매일매일 나와의 약속을 지키면서 조금씩 발전해 나가야 합니다. 그래야만 내가 나를 믿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 곁에 있는 학우들을 귀하게 여기시고, 친절하고 겸손하게 대하시면 좋겠습니다. 모두 여러분의 동료가 될 사람들입니다. 생각이 다르다고 배척하기보다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 보시면 분명히 그 사람 안에 있는 숨겨진 보물들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현직에 가시면 이곳에서의 인연들이 분명히 큰 자산이 될 겁니다.
문화관이여, 안녕! 아마 이런 사진 연출을 앞으로 많이 보게 될 듯.
글을 맺겠습니다. 세저리에서 제 삶을 정비하고 진짜 저널리즘을 공부하는 시간이, 제가 다소 긴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다시 현직 방송기자로 다시 돌아오게 하는 큰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자신감이 면접 때도 분명히 드러났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교수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세저리 학우님들도 모두 감사합니다. 사실 이번 학기를 온전히 마치고, 공부도 더 하고, 세저리에 재학하는 동안 더 좋은 보도들을 더 많이 이어가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요, 생각보다 일찍 세저리를 떠나게 돼 많이 아쉽기도 합니다.
새 신분증에 넣을 사진. 잘 기억해 둡시다.^^
여러분. 좌우간. 이제 저는 오늘(13일)부터 춘천MBC 보도국에서의 근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좋은 보도 보여드리겠습니다. 후배님들, 꼭 현직에서 만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