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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이야기
정말 맛없었던 짜장면
- 야구소년
- 조회 : 1090
- 등록일 : 2024-04-27
벚꽃이 막 피기 시작하던 4월 9일
새벽에 한 남자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러나 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도 쉽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4월 21일
일주일 전 일요일에
학교 식당은 열지 않으니
밥 먹을 겸 배팅장에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문화관에 있던 최 기자도 함께 했습니다.
후문을 지나 걸어가다 짜장면집이 보이자
가장 공을 못 맞춘 사람이 짜장면을 사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야구를 배웠던 저는
두 형들에게 잘 먹겠다고 했습니다.
미국에서 학교를 다닐 때 야구를 했다는 홍 기자는
곧잘 적응해 좋은 타구를 날렸습니다.
정장을 입은 최 기자도 놀라운 실력을 보여줬습니다.
영상을 찾으면 첨부하겠습니다.
우리는 가장 빠른 공에도 도전했습니다.
뉴욕 양키스의 코르테스와 같은 밀당 기술을 갖고 있었습니다.
이는 내기에서 큰 변수가 될 수 있었습니다.
모든 기계를 시험해 보고 결국 저속 투구를 치기로 했습니다.
안타를 가장 적게 친 사람이 탕수육을 사는 것으로 확정됐습니다.
그러나 내기는 끝을 맺지 못했습니다.
야구를 할 땐 항상 안전장비를 착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곳엔 없었습니다.
고통을 계속 호소하던 홍 기자는 제천서울병원에 가기로 했습니다.
그를 택시에 태워 보내고 남은 둘은 저녁을 먹긴 해야 했습니다.
맛있는 짜장면과 탕수육을 참 맛없게 먹었습니다.
홍 기자의 상태가 꽤 심각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안과의가 없어 제대로 진료를 받지 못한 그는
원주세브란스병원에 가야겠다고 했습니다.
운전을 할 수 있는 저는 식당에서 가장 가까운 차를 빌려
최 기자를 문화관에 데려다 주고
홍 기자의 짐을 챙겨
제천서울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50분 가까이 다시 달려
원주세브란스병원에 도착했습니다.
홍 기자가 응급실에 들어간 뒤
잠시 카페에 가서 과제를 손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음료가 나올 때쯤
그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나 지금 끝났어.."
안과의가 이곳에도 없었던 겁니다.
당직의는 출혈은 없는 것 같다며
쉬었다가 내일은 월요일이니 안과에 가보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2시간에 걸친 원주 왕복이 끝났습니다.
지역 의료 현실인지, 집단 행동 여파인지
홍 기자는 이것이 체헐리즘이라고 되뇌었습니다.
사람을 좋아해서 몇 번이고 배팅장 데이트를 신청했던 그는
사고 다음날 안과에서 진료를 받았고
가끔씩 내원하며 회복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제가 때린 게 아니라는 점을 알립니다.